영화 마녀를 보았습니다.

쉽게 말해 한국판 레지던트이블 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일단 재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인물들의 전투능력을 너무 높게 설정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액션을 보면, 가장 좋았던 부분이 집에서 적들을 제압하는 장면 있잖습니까. 그 장면이 영화 전체의 액션 장면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반면 후반부에 그 장황한 수많은 액션신들은 재미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유치하기까지 했습니다. 주먹으로 콘크리트벽을 다 깨부시고, 그런데도 주먹에 기스 하나 안나고, 총을 몸에 몇발을 맞아도 무슨 좀비 처럼 아픔도 못느끼는듯 그냥 걸어가고, 영화가 갑자기 뒤에가서는 그냥 헐크영화가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런거 별로 재미있지 않습니다. 예전에 17년전에 나온 '화산고' 뭐 이런 영화 나오던 시절에나 주인공이 나와서 초능력 발휘하면서 다 때려뿌시고 하면 "저걸 다 뿌시내~ 이야~ " 하면서 재미있어 했지.  요즘은 주먹으로 콘크리트 때려 부시고 하는 그런 장면은 한마디로 말해 식상한 것이지요. 영화를 온통 그런 눈요깃거리로 싹 다 도배 시키는 미국 헐리우드 히어로물에서나 통할 소재 인겁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소재의 영화들은 그 경계가 있습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 한" 아니면 "허무맹랑한" 인데.  이 둘의 차이는 꽤 큽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 한"으로 기준을 잡으면  관객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라는 기준에서 영화를 보기 때문에  주먹으로 콘크리트 안때려 뿌셔도 충분히 주인공이 강하고 멋지다고 느낄 수가 있어요.  대표적인 예로  본시리즈 같은 경우입니다.  본시리즈에서  주인공 본이 뭐 장풍쓰고 염력쓰고 팔 뼈가 부러져도 순식간에 붙여버리고  이러지는 안잖습니까. 그런데도 충분히 재미있다고 느끼고, 주인공 본에게 매력을 느낄수가 있잖습니까. 그 이유는 관객 스스로가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아주 재미있는 영화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마녀란 영화는  처음에는 "현실에서 일어날 법 한"으로 시작 했다가..   뒤에서는 "허무맹랑한" 으로 바뀐다는 것이지요. 그럼 여기서 문제는 관객들이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 다는 겁니다.  쉽게말해 본시리즈에서 본이  영화 후반부 가더니 갑자기 장풍쓰고 건물을 맨주먹으로 다 때려 부시고 하는 상황인거지요.   그럼 관객들 반응이 어떨까요?  "와 본이 장풍도 쓰내 강하내~ " 그럴까요? 아니지요.  "뭐야 이거..  장난하냐? 이게 말이되?" 이러겠지요.  애초에 유전자조작이라 해서.  헐크처럼 녹색괴물로 변해서 설친다 하면은  벽을 때려 부시고, 맨손으로 탱크를 때려 부시고 해도 관객이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니까" 하고 보니까  문제될게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마녀라는 영화는 그 설정 자체가 경계가 상당히 애매해요.,  처음에는  인간의 뇌의 기능을 최대한 대로 쓸 수있도록 했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유전자 변형으로 넘어 갑니다.  1세대는 유전자 변형은 적용 안했었는데. 2세대는 유전자 변형까지 적용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어찌보면 아주 사소한 설정 변경인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영화 장르 자체를 바꿔버릴 정도로 큰 설정 변경인 겁니다.  본시리즈가 되냐  헐크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되냐의 차이를 낳아 버리는 설정변경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 중반까지만 해도  본시리즈 정도의 그런 영화로 눈 높이를 잡았다가. 갑자기 뒤에가서는  주먹으로 콘크리트 벽을 깨부시는 상황이 펼쳐지니  "황당하내"가 되버리는 겁니다.  


이게 제가 볼땐 우리나라 감독들에겐 어떤 강박관념 같은게 있어서 그리 되는거 같습니다. 액션 영화들은 영화 후반부에 "휘황찬란한 장면들을 몰아서 넣어줘야 한다" 뭐 이런 강박관념이 있는거 같습니다.  그게 도를 지나치다 보니까.  본시리즈 영화가  헐크시리즈 영화로 변해 버린겁니다.  이제 이게 시리즈물로 나온다고 하는데...   벌써 1편에서 얘는 유전자변형이 된 존재이기 때문에 피부에 기스도 안나는 애인걸로 설정이 되어 버렸습니다.  주먹으로 콘크리트 벽을 두들겨 깨는데  손등 피부에 기스 하나 안나요.  뭐 코끼리 피부 유전자를 접목시켰거나 뭐 그런 거겠지요.   그리고 전투력은  물론이고 치유력또한 엑스맨 울버린 우스운 수준입니다.  오른팔 팔뚝뼈 중간쯤이  90도로 꺽이며 뼈가 완벽히 부러졌는데. 그냥 그자리에서 왼손으로 몇번 주물딱 그러니 90도로 꺽였던 뼈가 다시 바로 붙어버려요. 거의 뭐 불사의 존재인거지요.  심지어 고통도 못느낍니다. 그냥 총을 맞아도 전혀 아파하지도 않습니다. 총도 염력으로 다 조정하고, 짧은 거리는 순간이동도 하고, 날라오는 화살도  공중에서 그냥 멈춰 버리게 만듭니다.  그냥 쉽게 말해서 영화 '루시'에서의 루시의 바로 아랫단계 정도로 보면 될거 같습니다. 그렇게 됨에 따라 이 영화는 앞으로도 이제 판타지 히어로 물로 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애초에  염력을 쓰고, 콘크리트벽을 주먹으로 깨부시고  이런 차원까지는 안가는게 맞지 않았나  생각 해봅니다.  본시리즈의  본이 발휘하는 싸움실력을 좀 더 상회하는 전투능력과, 그 예전  맥가이버 시리즈에서 맥가이버의 문제해결능력을 좀 더 상회하는 판단력등으로  예를 들어 급조로 주변 재료를 모아 무기를 만들어내서 상황을 빠져 나간다 던가,  엄청난 언어능력  이런걸로  궁지에 내몰린 상황에 갑자기 대만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해서  대만인인척하며 속여 현장을 빠져 나간다던가..  또 간혹 총도 맞고 해서 자기가  응급 처치로  주변에 독초들을 뽑아서 마취제를 만들어서 스스로 총알을 빼내고.   뭐 이런식으로 정말 현실에서 가능할법도 한 수준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었더라면  훨씬 재미있었을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벌써 1편에서 "얘는 원더우먼급이다" 이렇게 설정을 박아 버렸기 때문에  이제 이 영화는  헐리우드 액션 히어로물 처럼 그냥 특수효과랑 휘황찬란한 액션신으로 도배시키는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버린거지요.  뭐 꼬맹이때 벌써 날라오는 화살도 멈추는 능력을 보였는데.   이제는 총을 쏴도 총알도 공중에서 멈추는 상황이 되겠지요.


마이크를 손위에서 둥둥 띄우고,  총을 공중에서 움직이고.  콘크리트 벽을 주먹으로 깨고,   뭐 그런 헐리우드식  볼거리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영화의 컨샙 자체를 박살내버리는 꼴이 된듯 싶어 좀 많이 아쉽습니다.  여주인공이 그렇게까지 쌜 필요는 없었어요.  어느 정도껏 쌔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조리며 볼수 있기라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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