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개를 만졌다가 시바견에게 코가 심하게 물리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 사건에 대하여 다음에 기사가 떴습니다.. 

아래는 해당 기사입니다.

http://v.media.daum.net/v/20171117141611383


기사의 내용을 보면, 피해자 여성은 지인을 도와주기 위해 지인이 일하는 스튜디오로 갔다가. 그 스튜디오에 일하는 직원이 시바견과 노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자신을 불렀고, 직원이 시바견 얼굴을 만지고 찌그러뜨리는 등의 장난을 쳤고, 그래서 피해자도 개의 얼굴을 살짝 만졌는데. 개가 피해자의 얼굴을 물어 버렸고. 개를 만지지 말라는 말은 듣지도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견주의 주장은 개는 촬영장소와 상관없는 곳에 묶여 있었으며 직원들이 만지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를 했다는 것입니다.


일단 양쪽의 주장이 서로 다른데요. 누구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경찰의 수사가 끝나야 알 수 있겠지요.


그런데 누구의 말이 진실임을 떠나서 저 기사에 달린 댓글 반응들이 참 놀랍습니다.

해당 기사의 댓글들 반응입니다.





압도적으로 전부 다 피해여성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왜 개를 만졌느냐는 겁니다. 

참 어이가 없지요. 

개가 사람을 물었는데. 개 주인을 탓하는 게 아니라.. 물린 사람을 탓하고 있습니다.

엄연히 공격을 한쪽은 개이고. 일방적으로 해를 입은 쪽은 사람입니다.

특수한 경우 예를들어 집에 침입한 도둑이나 강도를 개가 물었다던가, 혹은 개를 학대하다가 개한테 물렸다던가.. 그런 경우가 아닌 이상 개가 사람을 물었으면 개 주인은 엄연히 백번 죄송하다 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여기 댓글들의 반응을 보면 오히려 피해 여성을 질타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일단 진짜 사실관계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수사를 해봐야 알겠지요. CCTV를 조사해보니 피해자 여성이 개한테 학대하던 장면이 나왔다던가. 뭐 그런 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건 아무도 모르지요. 그런데 그런 진실관계를 떠나서, 일단 이 기사를 보고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 자체가 어이가 없다는 겁니다.


사고가 나도,사전경고를 했으면 문제가 없는 겁니까?

또 스스로 위험할 수도 있을 법한 행위를 했으면. 그것은 개인이 감내해야 할 부분입니까? 


가정을 해봅시다. 만약에 저 피해자 여성이 코를 물린 게 아니라. 목을 물려서 죽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지금과는 반응이 180도로 달라졌을 겁니다. 저런 위험한 개를 왜 사람이 다니는 곳에 나뒀냐며 아마 모든 사람이 개를 비난하지 않았을까요?


그럼 여기서 한가지 가정을 더 추가해봅시다. 피해를 본 사람이 여성이 아니라. 8살짜리 꼬마 아이였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8살 짜리 꼬마애가 귀엽다며 개 만지다가 개한테 목이 물려 죽는 사건이 터졌다 해봅시다. 그럼 사람들 반응이 어떨까요? "개주 처벌해야 한다"고 난리가 났을 겁니다. 거기다 대고 "그러게 개를 왜만져 만진 애가 잘못이지"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일반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저 기사를 봤을때 "아니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저렇게 위험한 개를 놔두면 되나.. 만약에 성인이 아니라 꼬마애가 물리기라도 했으면 어찌할 뻔 했어.. " 라고 생각을 해야 맞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때 그 상황이 성인여성이었고, 코를 물었기 망정이지. 만약에 7살짜리 애가 귀엽다고 만졌다가 목이 물려 죽기라도 했으면 어찌할 뻔 했습니까?


그런데 사람들 반응은 오히려 물린 사람 잘못이라는 거지요... 이건 뭘까요? 뭐 언젠가 어떤 아이가 개한테 물려 죽는 사고가 나길 기다리는 겁니까? 굳이 꼭 어떤 아이가 개한테 물려서 목숨을 잃는 그런 사고가 발생을 해야지... 그제서야.. "아 ~ 남에 개를 허락 없이 만졌다가 사고 당한거라 해도,, 개가 사람을 물었으면 개주가 잘못인거구나." 하고 판단을 하시렵니까? 꼭 그런 비극적인 상황을 당해야만…. 판단이 서는 건가요? 이런 경우를 보면 미리 그런 합리적인 예측을 할 수 없는 건가요? 다 대학까지 나오고, 못해도 고등학교는 졸업한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한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아직 대한민국 국민 수준은 한참 먼 듯 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가수 이선희 씨에 "그중에 그대를 만나" 라는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입니다. 애들이 뛰어가다가 묶여져 있는 남의 개를 보고는 귀엽다고 막 만지는 장면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수도없이 일어나는 그냥 그런 흔한 모습이지요.



이 상황은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라 당연히 아름답게 넘어갔지만.. 현실은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저 개가 주인이 밥을 안 줘서 그날 따라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올라와 있을 상황일 수도 있고, 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개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또 저 개를 만지는 아이 중에서 3명은 평소에 저 개를 잘 아는 아이들일 수도 있지만. 분홍색 스웨터를 입은 아이는 저 개를 처음 보는 상황일 수도 있는 겁니다. 옆에 친구 오빠들이 귀엽다고 막 만지니까. 저 아이도 덩달아 만질 수도 있는 거지요. 그런데 개는 저 분홍색 아이가 자신을 만지는 건 기분이 나쁜 거에요. 애초에 동내 아이들이 자신을 막 만져 대는 거에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는데 왠 옆동내 모르는 꼬마까지 와서 자신의 몸에 손을 대니 개가 화가 나서 순간적으로 저 아이를 물어 버릴 수도 있는 겁니다. 실제로 그런 사고는 허다하게 발생을 합니다.


그런 겁니다. 사람이 개가 귀여워서 만지는 건 그냥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남에 개는 만지지 마라." 아무리 교육하고 "이 개 손대지 마세요" 사전경고한다고 그것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거에요. 

교육과 사전경고만으로 해결될 문제 같으면, 수상구조원 이런 것도 필요가 없지요. 해수욕장에 그냥 "수심이 깊은 곳은 들어가지 마세요" 팻말 하나만 세워놓으면 되는 거지. 뭣한다고 구조원이나 안전요원들을 배치해 놓습니까? 


개는 관리를 해야 할 대상인거지. 사람들이 알아서 피해 다녀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사람이 상전이지 개가 상전이 아니에요. 착각들 하지 맙시다. 


저기 댓글들을 보십시오. 개가 사람을 물었는데.. "코가 저 말 심하게 다 쳤네요.. 정말 아프시겠어요. 안타깝습니다" 혹은 "광견병 주사는 맞으신 거 갰지요.. 조심하세요. 2차 감염 정말 무섭습니다." 라는 댓글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다친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개한테 감정이입을 하고 있어요. "개가 자신 얼굴 주물럭대니 기분이 나빴겠네요." "낯선 사람이 얼굴 주무르니 개도 두려웠겠지" 심지어 "개가 사람이라도 그런 장난 치면 따귀 날리죠" "개가 네 얼굴 주물럭거리며 시시덕거리면 너도 짜증 나겠지" 이러며 개를 사람의 입장으로서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저기 댓글들이 전부 다 다친 사람한테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개가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까~" 이러며 개한테 감정이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참 어이가 없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걸 보니 세월호 사건 때가 떠오릅니다. 세월호사건 때도 비슷한 사람들이 있었지요. 세월호 사건이 터졌는데.. 모두가 다 세월호 피해 학생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상황에서 특정 어떤 인간들은 오히려 그상황에 박근혜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요. "세 월호 때문에 공격받는 박근혜가 안스럽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 국가적 비상사태가 터졌는데.. 그사람들은 그 상황에 피해당한 아이들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게 아니라.. 박근혜에게 감정이입이 되더란 거지요. 그런데 그건 극히 일부 꼴통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정말 황당한 것이 대다수의 국민이 사람이 아닌 개한테 감정이입을 한다는 겁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당신들의 여동생이 혹은 당신들의 딸 자식이 혹은 당신들의 친구가 저런 경우를 당했다 생각해보세요. 사람들이 같은 사람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개한테 감정이입이 되서는 개가 기분이 나빴겠다.. 이러며 개를 걱정하고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그런 황당한 상황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저 댓글들 들 보니 드는 생각이... 과연 우리 한국사회에 인본주의가 자리 잡고 있나?? 사실 인본주의가 아닌 그냥... 낭만주의의 팽배 일 뿐인데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주가 되는 관념이 아니라.. 그냥 자기감정이 주가 되어 있는 거지요. 사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그 사안을 놓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감성적으로만 생각한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감성이란 것도 인본주의에 따른 감성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거 같다는 것이지요. 인본주의가 아니라 그냥 그냥 자기감정이 느끼는 데에 따라 생각하는 것. 내가 느끼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나한테 기쁨을 주고 행복을 주는 가치가 가장 중요한 하다는 것. 낭만주의의 팽배 라는 거죠. 당장 돈이 없어 굶어 죽는 이웃 사람들보다도 나한테 꼬리를 흔들며 기쁨을 주는 우리 강아지(그들 말로는 우리 아기)에게 소고기 한 근 이라도 끊어다 먹이는 게 우선인 거지요. 


사실 모든 사안을 낭만주의로 접근하면 편해집니다. 고민할 필요도 없고, 고심할 필요도 없지요. 자신의 감성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 사실 저는 이런 감성주의자들을 싫어합니다. 왜냐? 너무 무책임하니까... 예를 들어, 예전에 모 연예인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했는데.. 그 이유가.. 구럼비바위 파괴 때문이라지요.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반대를 하는게 아닙니다. 구럼비 바위가 걱정이라는 거지요. 그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보다는 생명체도 아닌 구럼비 바위의 안위에 감정이입이 되었던 겁니다. 그런 겁니다.. 제말은 제주해군기지를 찬성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연예인?의 사고방식을 놓고 말하는 겁니다.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감성적인 판단이라는 거지요. 또한 그 감성 역시 인본주의에서 나온 감성이 아니라.. 그냥 자신의 감정이 주가 되는 낭만주의적 판단이라는 겁니다. 


정말 그런 거라면.. 정말 낭만주의일 뿐인 거라면... 우리는 기다려야 할 겁니다. 정말 어린 아이가 멋모르고 개를 만졌다가 개한테 목이 물려 죽는 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말입니다. 그 정도 자극적인 사태가 벌어져야만 사람들의 낭만주의적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단지 성인여성이 코를 물린 거 가지고는 귀엽고 예쁜 시바견의 애교를 이기기에는 부족했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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